영광군이 9월 19일 서울 강남구 소노펠리체컨벤션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주최한 「2025년 한의약건강증진사업 성과대회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상을 수상했다.

‘한의약건강증진사업’은 2003년부터 전국 보건소를 중심으로 한의약 기반의 주민 밀착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만성질환 예방, 생활습관 개선, 갱년기 및 정신건강관리 등 일상 속 다양한 건강문제를 한의약적 접근으로 풀어나가며, 국민의 건강 수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전국적인 우수사례에 선정된 영광군의 ‘한의약 갱년기 건강교실, 한방으로 활짝’ 프로그램 소개한다. [편집자 주]

영광군에서 중년층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이색적이고도 의미 있는 공공보건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군 전체 인구의 약 30%를 차지하는 40~60대 주민들을 위해 기획된 ‘한의약 갱년기 건강교실 – 한방으로 활짝’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갱년기를 겪는 중년층 주민들에게 한의학 기반의 체계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 수명을 연장하자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2024년 9월부터 10월까지 총 12회에 걸쳐 운영된 본 프로그램은 단순한 건강 교육을 넘어, 체질별 한약 처방, 침·뜸 치료, 한방 체조, 전통 식이요법, 명상, 기공 체조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인 한의약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한 점에서 주목된다.

갱년기 신체의 변화에 맞선 통합 한의학적 접근

갱년기는 단순한 생리적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이 시기의 신체적‧정신적 변화는 스트레스 인지율과 우울감 경험률을 높이고,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영광군의 경우, 50~59세 연령대의 정신건강 지표가 타 연령층에 비해 뚜렷하게 낮게 나타나며, 예방 중심의 건강관리 개입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영광군은 “40~60세 건강관리는 곧 노년기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원칙 아래, 프로그램을 설계하였으며, 갱년기 주요 증상인 안면홍조, 불면, 우울감, 피로, 관절통 등에 한의학적 접근을 접목했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 개개인의 체질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처방과 생활관리법을 제공한 점은 높은 만족도를 끌어낸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과의 협업이 만든 ‘맞춤형’ 건강 프로그램

해당 사업은 공중보건한의사와 방문보건팀, 요가강사, 요리연구가, 공예강사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하여 진행됐다.

공중보건한의사는 매 회차마다 참가자의 체질을 진단하고 맞춤형 한약을 처방했으며, 침·뜸·부항 등 전통 치료 기법을 적극 활용했다. 특히, 침술과 기공 체조를 병행하는 수업은 “몸의 흐름이 달라지는 경험”이라는 참가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민간전문가들의 참여도 돋보인다.

갱년기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요리 수업, 천연 한약재료를 이용한 맞춤 한방 비누 만들기, 기혈 순환과 내장 기능 개선을 위한 기공 체조 등은 프로그램의 흥미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암 검진 의료비 지원, 치매 선별검사, 심뇌혈관 질환 예방사업 등 영광군 보건소 내부 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프로그램이 단순한 교육에 그치지 않고 실제적인 건강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도록 설계된 점도 인상적이다.

성공의 비결: 시간, 맞춤화, 연계, 그리고 참여

이 프로그램의 성공은 단순히 좋은 콘텐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사업은 오후 6시 이후 저녁 시간에 운영되어 직장인의 참여율을 높였고, 개별 맞춤형 진료와 체질별 처방을 통해 프로그램 효과를 극대화했다. 참여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지속적인 홍보와 매 회차 문자 알림 서비스는 프로그램의 참여율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도, 남성과 여성 구분 없이 40~60세 군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연 포용적인 설계는 지역사회 전반에 “건강은 모두의 권리”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갱년기를 지나며, 나 자신을 다시 만났습니다”

12회차 마지막 수업에서는 자아존중감 평가, 갱년기 증상 변화, 스트레스 수준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여자들은 만족도 조사에서 “그동안 몰랐던 내 몸의 신호에 귀를 기울이게 됐다”, “갱년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웠다”는 소감을 남기며,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운영을 요청하기도 했다.

영광군의 이번 사례는 의학적 전문성과 주민 친화적 접근, 다양한 민간 자원의 활용이 조화롭게 융합되었을 때, 지역 보건의료 서비스가 단순한 질병 치료를 넘어 주민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