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합계출산율 6년연속 전국 1위달성


영광군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인구 감소와 저출산이 국가적 위기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영광군은 6년 연속 전국 최고 출산율이라는 기록을 이어가며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한 숫자를 넘어, 그 배경에는 지역 사회가 직접 체감하는 생활밀착형 돌봄 정책과 육아 친화적 인프라가 있었다.
2024년 기준, 영광군의 합계 출산율은 1.71명. 전국 평균(0.75명)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는 우연이 아니다. 군은 출생 기본수당, 육아용품 지원, 다자녀 가정 인센티브 등 경제적 혜택은 물론, 아이 돌봄의 공백을 채워주는 촘촘한 시스템을 지역 전역에 구축해왔다.
주목되는 것은 오는 9월 정식 운영을 앞둔 ‘우리 아이 긴급·일시돌봄터’다. 맞벌이 가정, 갑작스러운 돌봄 공백이 생긴 상황에 3세에서 12세 아동을 돌봐주는 시설로, 돌봄이 ‘특별한 일이 아닌 일상’으로 자리 잡도록 돕는다.
같은 시기 문을 열 예정인 ‘장난감도서관’과 ‘공동육아 나눔터’도 관심을 모은다.
영광군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놀이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통해 ‘공동체 기반 육아’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돌봄을 가족 내 문제로만 떠넘기지 않고, 지역 사회가 함께 책임지겠다는 방향성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군은 ‘영광형 키즈카페’ 건립에 착수했다.
실내 놀이시설을 통해 미세먼지나 폭염에도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도록 하고, 보호자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현재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이 진행 중이며, 규모와 수요에 따라 소규모 놀이터에서 테마파크형까지 다양한 모델이 검토되고 있다.
영광군의 돌봄 정책은 위로부터의 일방적 계획이 아니다. 어린이집연합회, 청년센터, 교육지원청 등 지역기관과의 협업 아래 설문조사와 원탁회의가 수차례 열렸다. 단순히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체감하고 주도하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영광군 가족 정책의 눈에 띄는 지점은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이다. 육아휴직 중인 아버지에게 일정 금액을 지원하는 이 정책은 육아의 성별 분업을 넘어서, 가족 내 역할의 재조정까지 시도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아버지의 적극적인 육아 참여는 아이의 정서적 안정과 가정의 행복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그러나 ‘영광 모델’이 전국적 확산 가능성이 있는 지속 가능한 구조인지에 대해선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예산의 안정적 확보, 운영 주체의 전문성, 복지 사각지대 해소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특히 고령자, 한부모, 위기가정 등에 대한 돌봄 확장은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그런데도, 인구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고 있는 영광군의 실험은 한국 사회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국가적 전략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돌봄은 누구의 책임인가?
영광군청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고립감이 아닌, 지역공동체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영광형 키즈카페’도 그 시작 중 하나일 뿐입니다.”
영광군의 ‘생활밀착형 돌봄 도시’ 구상은 이제 막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그 방향성과 모델이 단발성 실험이 아닌, 전국으로 확산 가능한 지속 가능한 정책이 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과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영광은 지금 한국에서 가장 출산율이 높은 도시이며, 돌봄을 개인이 아닌 지역이 함께 나누는 실험이 실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것은 수많은 지역이 참고할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