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전남도당 지역위원장들이 8일 도당 사무실에서 당내 성비위 및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혁신당 전남도당

조국혁신당 전라남도당이 최근 불거진 당내 성비위 및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8일 혁신당은 전남도당 사무실에서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영광함평지역위원회 정원식 위원장은 “피해자와 국민께 드리는 사죄와 쇄신 약속”이라는 제목의 사죄문을 낭독하며, 당의 미흡한 대응과 성인지 감수성 부족을 인정하고 전면적인 쇄신을 약속했다.
정 위원장은 “전남도민과 당원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해 “당내 성비위 및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피해자를 적극 보호하지 못하고 미숙하게 대응함으로써 상처를 입힌 점, 무엇보다 상처 입은 당사자의 분노와 비통함의 목소리를 충분히 경청하지 못한 점을 고백하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의 안위에 얽매여 사건의 본질을 외면하고 절차와 원칙만을 내세우며 온갖 변명으로 일관해 왔다”며, 당의 대응이 선언적 수준에 머물렀음을 인정했다.
전남도당은 도민과 당원들의 실망과 분노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는 입장도 명확히 했다.
정 위원장은 “이번 일로 인해 실망을 넘어 분노하셨을 도민과 당원들께 다시 한 번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앞으로 전남도당 지역위원장들은 당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도민과 당원의 뜻에 따라 공정과 정의의 편에 서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전남 정치의 혁신과 대안 정당의 출현을 지지해 준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기성정당의 구태를 답습한 점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오늘의 부끄러움을 기록하고 반면교사로 삼겠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철저한 쇄신 의지를 밝혔다. 그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엄을 정치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다짐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당 운영체계를 전면적으로 혁신하고, 명망가 중심이 아닌 땀 흘려 일하는 서민 중심의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전남도당이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과문 발표는 혁신당 전 대변인이자 피해자 중 한 명인 강미정 씨의 공개 탈당과 폭로 이후 이루어졌다.
강 전 대변인은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 내에서 자신이 겪은 성희롱과 성추행, 괴롭힘을 공개했다. 그는 “동지라고 믿었던 이들로부터 성적 피해와 괴롭힘을 마주했다.”며, “해당 사건이 접수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당 차원의 피해자 보호 조치는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총선 이후 대안 정당으로 주목받았으나, 이번 사건을 통해 도덕성과 내부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에 직면하고 있다. 이번 전남도당의 사과가 실질적인 구조 개선과 정치적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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