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출신 국악 명인들이 중앙아시아 고려인들과의 문화적 연결고리를 음악으로 이어갔다.지난 9월 2일과 3일, 국악 명고 한수산과 명창 임세미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판소리 고법과 판소리의 전승을 주제로 공연 및 교육 활동을 진행했다. 이날 공연에는 관객 약 600여명이 모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사진=영광국악원


영광군 출신 국악 명인들이 중앙아시아 고려인들과의 문화적 연결고리를 음악으로 이어갔다.
지난 9월 2일과 3일, 국악 명고 한수산과 명창 임세미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판소리 고법과 판소리의 전승을 주제로 공연 및 교육 활동을 진행했다.
이들은 “디아스포라와 음악의 기억”이라는 제목 아래, 알마티 고려문화원과 카자흐스탄 국립음악원에서 각각 교육과 공연을 진행했다.
2일 고려문화원에서는 판소리 고법(鼓法, 북장단 연주법)과 판소리 전승 교육이 이뤄졌으며, 다음 날인 3일에는 카자흐스탄 국립음악원 대극장에서 1부 ‘기억을 잇는 선율’, 2부 ‘공존의 하모니’라는 주제로 본 공연이 열렸다.
이날 무대에서는 판소리의 대표 작품인 춘향가와 수궁가가 선보였으며, 공연의 마지막은 고려인들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아리랑’으로 장식됐다.
공연에는 한수산과 임세미 외에도 가야금병창 명창 박현진, 가야금 명인 신민정, 그리고 현지 음악가 2명이 함께 참여해 한-카자흐 문화의 교류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관객 약 600여 명이 모인 이날 공연에는 현지 고려인을 포함한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사단법인 영광국악원 한수산 이사장과 임세미 이사는 “고려라는 말에 담긴 정체성의 아픔이 가슴 아팠다”며 “우리 전통 음악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고법과 판소리의 맥이 고려인 사회에서도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리북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카자흐스탄 고려문화원과의 정기적인 교육 교류를 이어가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사단법인 영광국악원은 현재 영광군에서 ‘고법전승관’을 운영하며 판소리 고법과 판소리 전승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전승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전국 국악경연대회에서 입상하며 영광군의 국악 위상을 알리고 있다.
이번 문화 교류는 한민족의 정체성과 전통이 국경을 넘어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