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주민과 전국에서 모여든 시민사회종교단체들이 20일 한빛원전 정문 앞에서 설계수명을 다한 ‘한빛 1호기 영구폐쇄 선포식’을 개최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영광에 있는 한빛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12월 22일부로 40년 설계수명이 공식 종료됐다.
이에 맞춰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원전 수명연장 반대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임시저장시설 추진 중단을 요구하며 잇따라 집회를 열었다.
한빛원전 1호기는 1985년 12월 23일 운영허가를 받은 이후 발전을 시작해, 이날까지 40년간 가동됐다. 한빛원전 2호기의 설계수명도 2026년 9월 만료될 예정이다.
하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 12월 13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한빛 1·2호기의 설계수명을 각각 10년 연장하는 내용의 ‘계속운전 운영변경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관련해서 지역 주민, 시민사회단체들은 최근 한빛원전 앞에서 각각 집회를 열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영광핵발전소안전성확보를위한공동행동’ 등 호남권 주민들과 전국에서 모인 시민사회단체 등은 20일 한빛원전 정문 앞에서 ‘한빛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을 열었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핵발전에 종속됐던 과거를 뒤로하고 주권자의 이름으로 안전한 미래를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참가자들은 선언문에서 한빛 1호기의 지난 40년을 “고장과 사고로 점철된 흑역사”라고 규정했다.
이들에 따르면, 한빛 1호기에서는 그동안 45건의 고장과 사고가 발생했으며, 격납건물에서 지름 약 40cm 규모의 구멍이 발견되고 철판 부식이 확인되는 등 안전 관리상의 문제점이 반복적으로 드러났다.
특히 2019년 제어봉 조작 실패로 열출력이 급증했던 사고는 지역 주민들에게 큰 불안을 남겼다고 시민단체들은 주장한다.
이들은 한빛 1호기 수명연장이 단순히 노후 원전을 더 운전하는 문제가 아니라, 송전망 확충에 따른 지역 부담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 등 “비민주적이고 부정의한 에너지 정책의 연장선”이라고 비판했다. 발전소 인근 어업 쇠퇴와 지역 공동체 갈등 역시 원전 가동의 부작용으로 지적됐다.
22일에는 ‘영광지역 한빛원전 범 군민대책위원회’가 한빛원전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와 한수원, 원자력안전위원회에 한빛 1·2호기 수명연장 절차와 원전 부지 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임시저장시설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한빛 1호기는 설계수명이 종료된 만큼 즉각 폐로해야 한다”며 “설계수명 종료 시까지만 운전하겠다는 것은 지역사회와의 약속이었다”고 주장했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문제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가 제기됐다.
대책위는 “특별법에 따라 중간저장시설은 2050년, 영구처분시설은 2060년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부지 선정이 지연될 경우 한빛원전 내 임시저장이 사실상 영구저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대해 “임시저장 기간을 명확히 하고, 2038년까지 영구처분시설 부지가 확정되지 않을 경우 원전 가동 중단 등 강력한 대책을 주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