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군 낙월면 상낙월도에서 전통 어선 '중선(中船)'을 기리는 기념비가 세워졌다. 이번 제막식은 지역 주민과 지자체가 함께 주도한 역사 기록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오는 6월 13일, 낙월면 상낙월도에서 ‘중선 기념비 제막식’이 열린다. 중선은 과거 낙월도를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전통 어선으로, 조선시대 문헌에도 그 존재가 기록돼 있다. 주민들은 “잊혀진 역사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라며 이번 제막식의 의미를 강조했다.
행사는 정오 12시에 중선기념공원에서 상낙월도 주민회와 낙월도역사자료보존회가 공동 주최진행되며, 영광군수와 지역 내빈, 문화계 인사, 주민 등 다양한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중선, 세평담에서 꽃으로 피다’
이번 기념비는 ‘중선, 세평담에서 꽃으로 피다’라는 주제로 제작됐다. 기념비에는 중선의 형상을 본뜬 부조가 새겨졌으며, 그 아래에는 중선 관련 역사 기록과 사진, 해설문이 함께 설치됐다.
기념비의 공식 명칭은 ‘중선세평담’이며, 크기는 가로 4m, 세로 3m에 이른다. 낙월도 주민들은 “사라졌던 중선이 다시 섬으로 돌아온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중선은 길이 1215m, 폭 46m, 무게 10~15톤 규모의 목선으로, 조선 영조 연간의 『일성록』에도 언급돼 있을 정도로 역사가 깊다. 18세기부터 낙월도는 중선을 활용한 어업으로 전국 새우젓 생산량의 절반을 담당했던 중심지였다. 그러나 1995년을 끝으로 모든 중선이 폐선되면서 관련 유산은 자취를 감췄다.
"단순한 배가 아닌, 문화의 상징"
상낙월도 김영준 이장은 행사 발언을 통해 “낙월도는 ‘달이 저무는 섬’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지만 그동안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번 기념식을 계기로 낙월도가 새로운 관심을 받는 고향 섬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낙월도역사자료보존회 최종민 회장 “중선은 단지 배가 아니라 섬 주민들의 생계와 문화를 함께했던 역사적 자산”이라며, “이번 기념비가 낙월도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주민 주도, 지속 가능한 역사 복원
기념비 건립은 단순한 조형물 설치를 넘어,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지역사회 협력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기금을 모아 건립을 추진했으며, 영광군의 행정적 지원이 결합돼 이번 제막식까지 이어졌다.
기념비 조성 외에도 낙월도 주민들은 지역 해양문화의 가치를 기록한 책자 『낙월도, 옛길을 띄우니 청산에 꽃길』을 출간해, 섬 경제 활성화와 공동체 발전을 위해 다양한 제안을 이어가고 있다.
낙월도 주민들은 이번 기념비가 문화를 되살리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섬의 역사와 정체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